3D 프린팅 후처리 기술의 모든 것: 전문가 가이드

왜 후처리가 필수적인가?

3D 프린팅 결과물의 품질을 완성하는 것은 바로 '후처리'입니다. 프린터에서 출력만 하면 끝이 아니다. 후처리를 통해 비로소 제품의 외관, 기능, 내구성이 극대화되며, 프로토타입이 아닌 실제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거듭납니다.

후처리는 단순한 마무리가 아니라 '표면 질감을 미세하게 조정'하고, '구조적 강도를 보완'하며, '원하는 색상과 질감을 구현'하는 창작 과정의 핵심 단계입니다. 특히 외부에 공개되는 제품, 복잡한 디테일이 있는 부품, 또는 피부 접촉이 필요한 제품이라면, 전문적인 후처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3D 프린팅 후처리 방법 총정리

1. 서포트 제거: 깔끔한 시작이 절반이다

3D 프린팅 시 과다하게 형성된 서포트(지지대)는 첫 번째 장애물입니다. 이를 깔끔히 제거하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 수동 제거: 니즈 플라이어나 전용 커터를 사용해 조심스럽게 분리하세요. 너무 무리하면 본체가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 용해 제거(Water-soluble): PVA 등 물에 녹는 서포트를 사용했다면, 물 또는 특정 용액에 담가 쉽게 제거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 팁: 서포트 접촉면이 거칠다면, #400~#600 정도의 워터 샌드페이퍼로 가볍게 문질러주면 매끄러워집니다.

2. 사포질(샌딩): 기본기에 충실하라

가장 기초적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표면 정리 방법입니다. 레이어 라인을 없애고, 퀄리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필수 과정입니다.

• 방법: 거친 사포(#200~#400)에서 점점 고운 사포(#800~#2000) 순으로 단계적으로 작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주의사항: 너무 강하게 누르거나 한 곳만 집중적으로 문지르면 형태가 변형될 수 있습니다. 특히 PLA는 열에 약하므로 고속으로 연마할 때 과열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3. 프라이밍 & 도색: 색상과 질감을 입히다

프라이밍은 도색의 밑바탕을 만드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 프라이머: 3D 프린트 전용 필러 프라이머를 뿌리면 미세한 결함까지 매꿔져 완벽한 도색 기반이 마련됩니다. 스프레이 방식이 가장 균일하게 도포하기 좋습니다.
• 도색: 피규어나 정밀한 모델은 에어브러시로, 비교적 큰 부품은 스프레이 캔으로 도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언더코트(흰색/회색/검정색) 를 먼저 칠하면 본래 색상이 더 선명하게 표현됩니다.

4. 아세톤 기화 연마(증기처리): ABS의 비밀무기

ABS 소재 프린팅 결과물을 매끄럽고 광택 나게 만드는 마법 같은 방법입니다. 아세톤 증기에 노출시켜 표면을 미세하게 용융·융합시킵니다.

• 방법: 아세톤 약간을 용기에 담고, 출력물을 거치대 위에 올려 밀봉한 후, 증기가 골고루 스미도록 합니다. (잘 환기된 곳에서 작업하세요.)
• 주의: 아세톤 증기 처리는 ABS에 특화된 방법이며, PLA에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약간의 수축이 발생할 수 있어 치수 정밀도가 중요한 부품은 사용을 신중히 검토해야 합니다.

5. 연마 및 광내기(폴리싱): 레진 프린팅의 완성

레진(광경화 수지) 3D 프린팅의 표면은 연마와 폴리싱을 통해 투명감과 고광택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 단계: 사포질로 기본형을 잡은 후, 연마제(컴파운드) 를 부드러운 천이나 폴리싱 휠에 묻혀 표면을 광내줍니다.
• 팁: 투명 레진의 클리어한 질감을 유지하려면, '웨트 샌딩(물 사포)' 방식으로 단계별 작업 후 최종적으로 고운 연마제로 마무리하세요.

6. 갭 필링 & 접합: 구조를 보강하다

출력 시 생긴 미세한 빈 공간이나 결합선은 에폭시 퍼티나 순간접착제+빵가루(베이킹 소다) 로 메울 수 있습니다. 여러 부품을 접합할 때는 플라스틱 전용 접착제나 아세톤 용접(ABS 한정) 방법을 사용하면 강력하게 이어집니다.

7. 염색: 색상을 심다

나일론(PA) 필라멘트는 가정용 염색약으로도 쉽게 염색이 가능해 취미제작자에게 인기 있습니다. 출력된 물건을 뜨거운 염료 용액에 일정 시간 담가두면 균일하게 색이 들어갑니다.

8. 코팅: 기능과 내구성을 더하다

최종적으로 클리어 코팅을 하면 색상이 보호되고 광택이 오래갑니다. 실외 사용 제품에는 UV 차단 코팅, 내열성이 필요한 부품에는 내열 코팅 등 특수 기능성 코팅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꼭 기억하세요: 재료별 후처리 가이드

• PLA: 사포질, 프라이밍, 도색에 적합. 아세톤 처리는 피하세요.
• ABS: 사포질, 아세톤 기화 연마, 접합(아세톤 용접)에 최적화.
• 레진: 웨트 샌딩, 연마, 광내기를 통한 고광택 구현 가능.
• PETG: 사포질과 도색은 가능하지만, 접착 시 전용 접착제 사용이 필요합니다.

마무리하며

3D 프린팅의 진정한 가치는 프린터를 멈추고 나서 시작되는 '후처리'에서 완성됩니다. 이 가이드에서 소개한 기본적인 방법들을 충실히 익히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출력 결과물은 상업용 제품 못지않은 퀄리티를 갖추게 될 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후처리 방법도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재료 특성을 이해하고 단계적으로 꼼꼼히 작업하는 것' 이 여전히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여러분의 3D 프린팅 프로젝트가 더욱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